첫 룸메이트. 그와의 동행.

올랜도에서 처음 만난 룸메이트 J



타이완에서 온 J는 친구와 함께 플로리다를 여행중이다. 
피곤에 지쳐 침대에 누워있는데 J가 밖에 나가 간단한 군것질이나 하자고 한다. 
당연히 콜.

그의 친구 BOA를 만났다. 
BOA는 중국인, 미모의 여성이고, 영어가 아주 유창하다. 
그들은 다음날 마이애미로 떠난다고 했다. 
올랜도에서 택시를 타고 대충 거리를 둘러보았는데 야자수와 몇몇 상점들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 일자리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처럼 보였다. 
한국에서처럼 상점과 상점이 다닥 다닥 붙어있는 게 아니라 듬성 듬성 차를 타고 가야 할 만큼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찍은 올란도의 거리


플로리다주 에서는 마이애미가 가장 큰 도시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 친구들을 따라가면 되겠구나! "

동행을 부탁했다. 
고맙게도 흔쾌히 허락해준 친구들. 
다음날 함께 마이애미로 떠나기로 약속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나부터 열 까지 다 낯설지만 뭔가 벌써부터 적응이 되가는 느낌이다. 

마이애미에 가면 일자리도 알아보고 살 곳도 알아봐야지.
혼자서 하는 미국여행. 
무작정 젊음만 믿고 왔는데 지금 나의 모습은 너무 어리바리하다. 

난 할 수 있다! 정말로 할 수 있다!! 라고 되네이며 잠이 든다.

들리지 않는 영어. 그래도 택시를 타고.



공항에 대기중인 안내원에게 호스텔로 가는 방법을 물어본 후 공항택시를 탄다. 
택시비는 19$다. 지금 생각하면 적당한 가격인데 그땐 왜그리 비싸보였는지. 
사실 “nineteen dollars"를 ”ninety dollars"라고 잘못 듣고 완전 등골이 오싹했다.
공항택시가 도착하면 이 진동벨이 울린다.

‘아니 내가 가지고 온 돈이 $877인데 택시비가 $90 이라고? 걸어갈까?’

현재 시간은 저녁 7:50분. 
어찌어찌해서 택시를 타고 미리 알아봐둔 유스호스텔로 간다. 
택시 안에서 승객들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 귀엔 들리는 게 거의 없다.
황당 그 자체. 
나름 한국에서는 영어를 잘 하는 축에 속했는데, 리스닝도 왠만큼 했는데,, 이거 뭐지??!!

이게 다 죽은 영어를 배웠기 때문이다. 
읽고, 쓰고, 문법, 단어암기, 리스닝 또한 또박또박 들려주는 테이프를 듣고, 그래서 그런가보다.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닌 알파벳으로 쓰여진 암호를 해독하는 교육.

여행 초기엔 몰랐지만 단 며칠 만에 미국엔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들의 억양(발음)도 서로다른 문화 만큼이나 다르다. 
미국식 발음, 미국 흑인 발음, 영국식 발음, 남미식 발음, 중국식 발음, 일본식 발음, 인도식 발음, 한국식 발음,,, 드라마 'Lost'만 봐도 알 것이다. 
캐릭터 마다 발음이 제각각이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플로리다 올랜도의 한 호스텔에 도착. 
어쨋든 택시비 19불을 주었다. 
지금 생각하니 택시기사에게 참 미안하다. 팁을 1불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택시비는 20%정도의 팁을 주는것이 이곳 문화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왔으니,,



택시기사는 아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나 : "How much is the total?" (얼마에요?)
기사 : "19 dollars." (19불입니다.)
나 : "Here you are."(여기 19불이요) 
기사 : what the hell? (이런 ㅆ..)


유스 호스텔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 
기나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주위 경치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간단히 짐을 풀고 눕는다.

방 하나에 침대 4개. 서서히 잠이 들려고 하는데 룸메이트 J가 들어온다.

긴 비행, 그리고 도착. 즐거운 시작.


☺ 비행.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경유를 하고, 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 정말 긴 비행이었다. 
태평양을 건너가는 비행,, 정말 너무나 길었다. 
허리가 끊어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하는거구나 싶었다. 
밤 태평양을 날아가면서 하늘에서의 일출을 보았다. 검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하늘은 서서히 붉어지다가 이내 맑은 하늘색으로 바뀌었다. 
말 그대로 맑은 하늘색, 조금은 옅으면서도 너무나 맑은 하늘색. 내 표현력으로는 어떻게 표현 할 수가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와 땅의 경계선을 지나니 끝없이 펼쳐진 광야가 보인다. 
광활한 산맥, 끝없이 펼쳐진 대륙. 아무말도 없이 아무 생각도 없이 창밖으로 대륙을 보며 계속 비행을 한다. 
어쨋든, 비행은 길었다. 기내식은 미국식. 벌써부터 음식이 질리면 안되는데 음식이 너무 느끼하다. 



드디어 도착한 휴스턴의 입국심사대 앞. 내가 조금 험상궂게 생기긴 했지만 착하게 생기기도 했는데 정말 이것저것 꼬치꼬치 많이도 물어본다.









“왜 왔니? 얼마나 있을거니? 어디 갈꺼니? 집엔 언제 돌아갈꺼야? 돈은 얼마나 있어? 돈은 누가 주는데?” 


그럼 나는
“여행, 5개월정도, 플로리다, 내년 2월, 100만원, 우리아빠” 라고 말을 한다. 

사실 미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비를 마련할 거지만, 그렇게 말하면 퇴짜 맞을게 뻔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해야 했다.

이제 마지막 비행이 남았다. 휴스턴에서 플로리다 올랜도로 가는 비행기. 




너무 피곤한 탓에 휴스턴에서 올랜도까지 쥐죽은 듯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이미 플로리다에 도착해있다. 




20여 시간에 걸친 비행 끝에 도착한 플로리다 올랜도. 
밤 바람이 습하면서도 따뜻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칠흙같은 어둠에 듬성 듬성 있는 야자수들과 가로수들, 여유롭게 달리는 차들이 보인다. 
처음 보는 낯선 풍경에 잠시 당황했다. 
그래도 그 자체가 즐겁기만 한 젊은 여행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