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느리게 걷는 여행이 좋다.


여행책자를 보며 여행 루트를 정하다 보면, 남들이 가는 명소만 따라다니면 그건 뭔가 여행스럽지 않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러한 장소들이 관광명소가 된데는 이유가 있겠지만

도시를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의 눈으로 즐기고 싶다면 아무런 정보 없이 발 길 닿는대로 다니는 것이 더 즐거울 것 같았다.




발걸음 따라 가다가 나중에 어떤 책에서 보기라도 하면, 

"? 여기 내가 갔던 곳인데?" 하며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여행이 하고 싶었다.

책자는 덮어두고 무작정 맨하탄으로 나갔다

50가부터 1번가 까지. 무조건 직진만 하면 많은 것을 놓칠까 싶어 지그재그로 걸었다.

겨울이었지만 날씨도 따뜻하고 여기저기 열심히 걸어다니다보니 어느덧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입고간 점퍼를 가방에 넣고 후드티만 입은 채 맨하탄에 심취해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혹은 다른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건축물들이 보이곤 한다.




Washington Square Arch. 



Washington Square Arch. 

미국 최초의 여성 신문기자인 Jessie Beals가 "캘리포니아의 꽃을 다 주어도 이 워싱턴 스퀘어 앞의 풍경과 바꾸지 않겠다."라고 말해 유명해졌다고 한다. 내 생각이 맞았다. 이렇게 우연히 맞닥뜨리는 풍경이 여행을 더욱 즐겁게 했다.

Gay Street 에서

Gay Street에서

Gay Street



혹시나 게이들이 추근덕 거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우연히 지나가게 된 게이거리를 비롯해 아이들이 나와서 뛰어놓고 있는 초등학교를 지나 아담하면서 아름다운 장식이 되어있는 건물 옆을 지나가는 연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맨하탄을 걷고 또 걷는다. 






어느덧 허드슨강까지 걸어왔다. 태극1장을 연습하는 아저씨들도 있고 강 옆의 벤치에 엎드려 책 읽는 여인의 모습도 보인다. 강 건너편에는 Brooklyn이라는 동네도 보이고, 또 다른쪽엔 자유의 여신상이 우뚝 서있다. 

허드슨강

태권도 하는 아저씨들


엎드려 한가롭게 책 읽는 모습


Fashion의 중심지 SOHO, 차이나 타운, 뉴욕속의 작은 이탈리아인 Little Italy를 지나 어느덧 브루클린 브릿지 까지 걸었다. 여덟 시간을 걷다보니 체력이 다 되었다.

SOHO


SOHO



China Town



Little Italy


Little Italy



Little Italy



Subway 패스트푸드점이 보여 출출함을 달랠 겸 들어갔다.

음식을 주문한 후 계산을 하려고 보니 내 카드가 임시카드라서 계산을 할 수 없다고 한다. Temporary Card는 은행계좌 신청 후 실제 카드가 주소지로 도착하기 전에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이다.
다른곳에선 잘 사용 했는데 왜 하필 이렇게 배가 고플때 문제가 발생할까,,, 
나는 당황해 하며 "Really?" 라고 묻자 옆에서 보던 매니저는 쿨하게 그냥 음식을 가져가라고 한다.
그래서 Thank you 하고 가져왔다.
공짜 점심. 난 항상 운이 좋다.

월스트리트에서 브루클린 다리로 가는 길목에 섰는데 공자 동상이 딱~! 중국인들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공자 동상

브루클린 브릿지 (Brooklyn Bridge)




맨하탄 전체가 이런 훌륭한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멋지다. 자신들을 New Yorker라고 부르는 자부심 까지. 

하루종일 걸어서 오늘의 목표인 부르클린 브릿지를 건너고 나니 집에 간신히 돌아갈 체력만 남았다. 
지하철을 타고 스르르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