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의 추수감사절, 그리고 Black Friday.



이른 오전.
편의점에서 이것 저것 인수인계를 받고 야간 아르바이트도 무사히 마쳤다.
집으로 가는길.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지 아침 8시도 되지 않은 시간에 센트럴파크 주위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옆 사람에게 왜이리 많은 삶이 있는지 물어보니 오늘은 추수감사절 (Thanks Giving Day)을 기념하여 거대한 퍼레이드가 있을 예정이라고한다. 


말 그대로 서있을 자리도 없다.

오늘 사진기를 들고 나오지 않은걸,,, 두고두고 후회하는 중이다.


잠시 퍼레이드를 구경한 후 너무 복잡해 지기 전에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탄다. 
추수감사절이라니, 아직 뉴욕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친구와 작은 파티는 해야겠지?
귀가길에 작은 상점에 들러 칠면조 대신 닭을 한마리 샀다.


추수감사절 (Thanks giving day)엔 칠면조 요리를 먹는다.

이날은 교회에서 무료로 음식도 대접하고 "Happy thanks giving." 이라는 말로 인사를 주고 받는다.











낮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니 슬슬 출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오전에 장만한 닭 한마리로 친구와 닭백숙 요리를 해먹었다. 

처음 해보는 닭백숙 요리. 


한국에서 자취하던 시절 친구와 음식을 해먹곤 했는데 우리들의 요리법은 간단했다.

"돼지고기 사왔는데 어떡하지?"
"물 넣고 끓여."

"닭 사왔는데 어떡하지?"
"물 넣고 끓여."

"감자, 고구마"
"물 넣고 끓여."

"스팸"
"물 넣고 끓여."

괜히 후라이팬에 구우면 주변에 기름도 튀고, 설거지거리도 많아져서 무조건 물 넣고 끓였다.



어쨋든, 뉴욕에서 처음 맞은 추수감사절. 

물 넣고, 닭넣고, 소금넣고 끓였다.

야채는 없다.

닭 색을 보니 다 익은 것 같다. 

접시에 닭을 덜고, 한인 식당에서 구입한 밑반찬들을 식탁에 올려놓고 친구를 부른다.

"오~ 그럴싸하게 보이는데?"

친구는 만족스러운듯 실실대며 닭을 한입 베어물었고, 닭에서는 피가 나왔다. 

닭은 오래 삶아야 한다.










 Tip.

추수감사절 (Thanks giving day)은 매년 11월 마지막주 목요일이고,  다음날을 Black Friday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을 기다리는 이유중의 하나는 이 Black Friday때문일지도 모른다. 

추수감사절엔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그리고 그 다음날, Black Friday엔 거의 모든 상점들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80%까지 대대적인 할인 판매를 시작한다.

큰 쇼핑몰은 오픈 후 3~4시간만 세일을 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쇼핑센터 문 앞에 줄을 서있는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것이 없으니, 쇼핑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뉴요커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렇게.


은행에서 나의 잃어버렸던 돈을 찾고, 일자리도 구한 지금, 
여유가 생겨 이를 한껏 즐겨보기로 한다.
오늘은 가난한 여행자의 뉴요커 놀이.



맨하탄 34번가에는 Penn Station 지하철 역 있는데

옆엔 Borders라는 커다란 서점이 하나 있다.

스타벅스 처럼 유명한 카페도 많지만 조용한 분위기에 커피한잔 마시면서 책을 읽기엔,

그러면서 창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기엔 여기만한 장소가 없다.


나름 뉴요커가 같은 느낌을 주는 서점. 우리나라의 대형서점들과 비슷하다.

그곳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으면,
그러면서 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면 
마치 내가 뉴요커가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TV로만 보던 뉴욕.
정말 대단한 도시임에 틀림 없다.

이곳의 사람들.
자신들을 New Yorker 부르면서, 뉴욕을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여기는 하다.

노래도 있다.


나름 최신곡인 Jay-Z Empire State of Mind.


In New York
Concrete Jungle Where dreams are made oh~
There's nothing you can't do~

뉴욕을 주제로 노래 수는 참 많다.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songs_about_New_York_City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들을 있다. 100개도 넘는다.


온갖 티셔츠, 모자 패션용품에도 NY 마크가 즐비하다.

뉴욕에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도시.
그러한 시민들의 자부심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같다.



미국에서 은행 계좌 개설하기.



Bank of America 가서 증발해 버린 300불을 찾아달라고 했다.




은행 직원은 이것저것 체크를 하더니 별 일 아니라는 듯 내일이면 300불이 계좌로 들어올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괜히 걱정하며 발만 동동 구를 필요 없었다.

Tip.
미국 ATM기계로 한국 계좌의 돈을 인출하려 하면  $3.00 수수료를 내야 한다. 


요즘같은 고환율 시대1 수수료만 5,000 이상 나간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돈이 아닐  없다.
그럴바엔 차라리 이곳 은행의 계좌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나같은 단기 여행자에게도 계좌를 개설해주니 조금 귀찮더라도 한시간 정도 투자해서 계좌를 만들고
한국에서 보낸 돈을 외국계좌에 넣어놓고 필요할  마다 인출하거나 체크카드로 물건을 구입하도록 하자
(주말혹은 영업시간 후에 ATM기를 사용해도 수수료는 붙지 않는다

같은 은행의 ATM기를 이용해야 .)
계좌개설에 필요한 것들은 여권과 현재 살고 있는 주소이다주소는 현재 묵고있는 숙소로 해도 무관하다.



 당시(2009 ) 환율은 1US dollar 1500원정도였다.

죽으란 법은 없다. 뉴욕에서 일자리 구하기


2009년 12월. 세계 경제 불황.

급한대로 한국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았다.
편의점, 한국 레스토랑 등 구인구직란엔 비교적 많은 일자리가 있었다.
그중 맨하탄에 있는 한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전화를 걸었다.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편의점에 가니 말이 편의점이지 엄청 바빠보였다.
카운터에 줄 슨 사람만 10여명, 그 줄은 좀처럼 줄지 않고 일 하는 학생들의 계산하는 속도는 엄청 빠르다.
때는 2009년이었지만 바코드를 찍는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가격을 하나하나 키보드로 입력해서 계산을 하고 있었다.
가격도 외워야 한다는 이야기었다.

아무튼 약간 험상궂게 생긴 한국인 여자 사장이었다.
사장에게 자초지정을 얘기했다.

"저는 학생들 처럼 학생 비자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뉴욕에는 2달정도만 머물 예정입니다.
혼자 여행을 하는 중인데 부모님에게 손 벌리긴 싫고 혼자 끝까지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편의점 사장은 조금 어이없어 했다. 영어로 면접을 본 후 잠시 생각을 하더니 오늘 야간부터 나올 수 있냐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단기간 할 사람을 구하는 곳은 아무곳도 없다며, 야간에 일할 다른 사람이 구해질 때 까지 약 2주정도 해보라고 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8시 까지. 하루 100불씩 준다고 한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뉴욕에 도착한지 이틀만에 카리스마 있는 여사장 덕에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다. 2주정도 일하면 약 100만원 정도가 생기기도 했고, 조금만 부지런하면 낮엔 여기저기 뉴욕 구경도 할 수 있다.





Tip : 인터넷 이용하기.
‘크싸니’라고 불리는 이 한인 인터넷 커뮤니티는 구인구직, 부동산, 한인뉴스, 그밖에 다양한 생활 팁들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사이트는 뉴욕생활 필수품 중 하나이다.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곳의 ‘멘토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 (http://www.heykorean.com)
다시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뉴욕.
낯선 이국땅이지만 익숙한 느낌이다. 예를들면 한국의 어느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 놀러온 느낌이랄까. 생각이 너무 많아져 머릿속이 복잡해 지기 전에 실행한다면 의외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