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도서관카드 만들기, 도서관에서 인터넷 이용하기.


인터넷 없이 미국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집도 절도 없는 곳에서 인터넷 없는 생활은 그럭저럭 이어나갈만 했지만 어쨋거나 인터넷은 필요했다. 
단하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면 된다. 
낯선이가 말을 걸어도 ‘이거 도를 아십니까 아냐?’ 하며 꺼리는 이를 보지 못했다. 
친절하게 알려주거나, 본인도 잘 모른다며 다른 사람에게 같이 물어봐주는 경우는 많았다. 

길거리를 걷다가 인터넷 생각이 문뜩 나길래 지나가는 이에게 물어봤다.

“근처에 인터넷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동네 공공 도서관. Miami-Dade Public Library System.
이곳에 가면 인터넷을 2시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엔 시원시원한 야자수들이 열을 맞춰 서있고 교통도, 날씨도, 모두 맑음이다.







서울에서 대학 한번 가보겠다고 들락거린 도서관 가는 길을 잠시 생각했다. 
도로엔 버스, 택시, 자가용들이 서로 끼어들고 빨리 가려고 안달이 났고, 주위를 둘러보면 상점, 건물들이 또 빼곡하게 박혀있다. 
덕분에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고 다들 말없이 자신들의 길을 가기에 바쁘다. 
이런 생각도 잠시 금새 주변 경치에 심취되어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갈 길을 간다. 

날은 덥지만 상쾌하고 사람들의 표정엔 여유가 묻어난다. 
덩달아 나도 여유를 많이 느끼는 하루 하루다. 
매일 매일 조급함에 사로잡혔던 나 자신을 여유로움으로 달래주는 느낌이 참 좋았다.


마이애미 사람들이 sorry, excuse me 말고도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또 있다.
easy, easy.
take it easy.

그렇게 20분을 슬금 슬금 걸어서 도서관에 도착했다. 





나 : could I get a library card or something like that?
      (도서관 카드나 뭐 그런거 받을 수 있나요?)
거기 : sure, fill in the form here, please.
      (물론이죠, 여기 양식좀 작성해주세요.)
나 : I,, I am just a traveler and I just want to use the internet.
      (아, 전 그냥 여행자고, 컴퓨터좀 쓰고 싶은데요.)
거기 : ok, got it. here’s a guest card and you can use the internet for 2 hours a day.
      (알겠어요. 그럼 게스트카드를 줄게요. 그리고 하루에 2시간씩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 게스트 카드

이젠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인터넷으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컴퓨터를 시작했다. 두 시간이 엄청 빠르게 흘러갈 걸 알기에 초조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켰다.
하지만,,, 한글서비스팩이 깔려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영어로 친구 미니 홈페이지에 방명록을 남겨야했다. 보안 프로그램 때문에 한글 서비스팩을 설치할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지. 이대신 잇몸이다. 어쨋든 영어로 친구 미니홈피 방명록에 안부인사를 남긴다.
di sksms wkf dlTek. wkf wlsosi?

(이 내용을 한글자판으로 치면 '야 나는 잘 있다. 잘 지내냐?' 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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